CCTV가 설치된 제과점


  우산이 없어서 최대한 비를 피하는 루트를 잡다 보니 오래간만에 7호선을 죽 타고 왔다. 지상에 비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냥 걸어가, 아니면 그냥 평상시처럼 환승시스템을 악용이용해서 버스를 딱 한 정거장만 타고 갈까? 습관의 노예인지라 발은 저절로 버스 정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물론 정류장에 들르기 전에 반드시 지나가야 만 하는 나의... 참새 방앗간. 그게 있었다. 오랜만이다, 너, 하고 간판이 하도 반기길래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

  결국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손 흔드는 (것처럼 보이는) 간판->흑마술->악마) 1200원짜리 슈크림빵을 집었다. 내가 가끔 찾을 때마다 꼭 사버리고야 마는 속이 정말 꽉 찼으며 노란 커스터드 크림에 바닐라빈이 점점이 보이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는 제대로 맛있는 슈크림 빵이 되시겠다. 가끔 운이 나쁘면 수분부족으로 빵이 조금 건조해지는데 슈크림의 촉촉함이라면 그 정도는 넘어가 줄 수 있다. 계산을 하며 의례적인 '바로 드시지 않으면 꼭 냉장보관하세요'를 듣고 있는데 문득 주인 아줌마 뒤에 있는 스크린이 보였다. 그런데 저기 내 탐욕과 기대에 가득찬 얼굴이 보이는 거다.

  "CCTV 설치하셨네요? 무슨 일 있었어요?"
  주인 아줌마가 멋쩍게 웃으신다.
  "아주 큰 일은 아니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과점에서 그런 짓을 해요?"
  "오히려 집어가기 쉬우니까... 아주 가끔 그런 일이 생겨서 예방 차원에서 설치한 거예요. ...그래도 꼬마들이 자기들 나온다고 좋아해요."
 
  어쩐지 충격이었다. 카운터 너머로 제빵사들이 빵 굽는 모습이 보이고 아기자기한 포장을 한 각종 빵, 쿠키, 케이크, 초콜릿들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이 공간은 천국과도 같은 장소였으니까. 어려서부터 베이커리라는 곳은 범죄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장소였는데...... "스트로베리쇼트케이크(?이던가... 여하튼) 살인사건"같은 소설은 그냥 즐거운 판타지이자 유희일 뿐이라 현실의 베이커리와는 전혀 연결시켜 본 적이 없었다. 여긴 부촌은 아니긴 한데, 나름 대학교 앞인데다가 근처에 레미안까지 있는 () 동네인 지라 치안이 나쁘지는 않다. 역시, 손버릇 나쁜 상습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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