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Royal Pains 시즌 1 (2009)


  미드 시즌은 보통 10월인데, 여름마다 등장하는 장르물들이 있다. 내가 본 작품들 중에는 True Blood, Burn Notice가 있는데, True Blood는 Sookie Stakehouse 시리즈가 원작이라서 보게 되었고 같은 Burn Notice는 폭탄이 쉴새없이 터지는 맥가이버 형이라는 추천을 받고 보기 시작했다. 후자의 경우, 올 여름에 방영한 시즌3은 아직 보지 못했다. 이 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린 초대형 루키가 혜성처럼 나타났기 때문이다. 원래 별로 비판할 생각없이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재미있는대? =ㅂ=~ 하면서 보고 있다. 

  같이 농구하던 아이를 구해주는 사이에 소속된 병원의 이사가 돌연사하는 바람에 잘 나가던 구급의 행크는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액수의 법정소송에 휘말리고 파혼까지 당한다. 그는 폐인처럼 생활하던 중, 신분상승욕 빼면 시체인 동생에게 끌려서 뉴욕의 갑부들이 여름을 나는 바닷가 휴양지인 햄튼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동생의 어설픈 사기술로 잠입한 최상류층 파티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고, 우연히 사람을 구하게 된 행크에게 파격적인 제의가 들어온다. 개인 의사로 일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낙후된 지역병원과 프라이버시 등을 이유로 햄튼의 부유층 사이에 방문 의사에 대한 수요가 꽤 높은 편인데, 행크처럼 실력이 출중한 훈남 의사를 붙잡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 처음에는 거절하던 행크는 1) 파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미모의 지역병원 행정직원과 눈이 맞아버리고 2) 햄튼의 상류층 자제인 인도 아가씨 한 명이 온갖 첨단 의료기기를 갖추고 와서 같이 사업하자고 하고 3) 벌써 고객들이 전화를 걸고 있고 4) 어차피 돈도, 갈 데도 없잖아 -_- 5) 촐싹이는 동생이 등쌀을 벅벅 긁는다: 나 햄튼에서 살고 싶어 내가 형의 CFO가 되는 거야 ... 등의 이유로 고민 끝에 햄튼에 머물게 된다. 

  이 드라마는 일단, 형제물이다. 인간성이 정말이지, 지나치게 좋은 주인공 행크(진짜로 이런 의사 만나기 힘들겠지, 아무렴), 자칫 너무 '착하기만 할' 드라마의 분위기를 망쳐띄워주는 개그담당 철부지 사고뭉치 남동생 콤비는 꽤 훌륭하다. 동생 에반의 경우, 그렇게 사고를 치고 다니는데도 비호감이 아니라는 게 이상할 정도. 개인적으로 민폐 캐릭터들이 점점 더 싫어지고 있었는데 의외다. 

  그리고 비쥬얼과 능력이 있는 형, 촐싹대긴 하지만 생긴 건 멀쩡하고 적극적인 동생 주변에는 필연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이 꼬이기 마련. 두 주인공급 여자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한 명은 행크의 연인, 나머지 한 사람은 행크의 조수이자 에반의 천적이다. 사실 이 두 여성은 인종, 성장배경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분명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당당한 성격이나 차차 드러나는 비슷한 고민거리 등이 은근히 닮았다. 알파걸들의 전형이랄까...... 알고 보면 다들 비슷하다고 하지만 두 명의 주연들을 이렇게 비슷하게 설정하는 건 개인적으로 좀 별로다. 좀 더 개성을 부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의학물이라는 점이다. 응급상황이 자주 나오고 디비아(그 인도 아가씨)와 행크가 의학용어를 읊어대기 시작하면 정신이 없다. 문제는 의학을 매개로 무엇을 이끌어내느냐, 인데 결국 내가 보기에 주제는 '관계'이다. 사실 뭐, 장르상 관계와 소통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약물중독자 갑부의 아들과 그 여자친구(이 커플 넘흐 귀여워 ;ㅅ;), 수수께끼의 로맨스 그레이, 행크의 후원자 보리스(악센트 죽임- 이 아저씨 나올 때마다 황홀), 또...... 갑부가 아닌, 사연 많고 탈 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등장한다. 보통 드라마를 한번 감상하고 나면 에피소드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이 드라마의 경우, 정열의 GPS 부부, 승마장에서의 부녀, 집을 피로연장으로 대여하는 자매 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꽤 많다. 이 드라마는 행크라는 인물을 통해 환자들과 가족들이 건강 등에 기인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 지 지켜보며 조언하는 것 또한 의사의 몫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버지' 떡밥을 던져놓고 끝난 시즌 1을 돌아보고 있자니, 문득 슈퍼내추럴의 윈체스터 형제가 떠올랐다. 그네들도 '아버지' 갈등이 있었지. 활동적인 마초 형, 학구적인 동생 사이에 이어지는, 때로는 민망한 형제애가(쌔미이이이이이------) 나를 그들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이쪽은 따뜻한 가슴, 냉철한 머리를 가진 이상주의자 형, 계산적인 철부지 같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동생으로 이뤄진 콤비다. 한편, 엄청난 여성 팬들이 성화로 러브라인은 웬만하면 다 깨지는 저쪽 동네와는 좀 다르게, Royal Pains에는 러브라인이 꽤 비중을 차지한다. (열광이 덜한 것은, 역시 비주얼이 좀 떨어지기 때문인가- 나쁘지 않은데) 보통 형제물은 평균 이상만 가도 여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Royal Pains의 강점은 그와 더불어 작품을 감도는 따스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시즌2를 기대하며-.

  ps 슈네는 작년 겨울잠 이후로 못 챙겨보고 있다. 가브리엘이 보고 싶은데...... 언젠가 다시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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