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모 기업의 1차면접 발표가 났는데 스터디 조장까지 한 마당에 비록 불합격했지만 함께 공부한 조원들을 축하하고자 문자 메세지를 돌렸다. 스터디할 때 분위기 안 좋았다면 안 보냈을 텐데, 꽤 괜찮았거든. '발표났네요^^합격하신분들축하드리고떨어지신분들힘내세요-모두파이팅입니다' 정도의 문구. 면접을 끝내기도 전에 예상했던 것을 확인사살 당했는데, 내가 받을 충격 따위는 없었다. 혹시나, 행여나, 하는 0.00001%의 마음이 사그라든 정도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눈은 이미 다른 곳을 보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오지랍은 그 정도의 여유는 있어야 넓힐 수 있는 거니까.  

  스터디원들은 내가 합격한 걸로 착각하고 답문을 날렸다. 뭐. 당연한가. 

  '바록저는불합격했지만'을 붙였어야 하는 거다. 패자는 동료 패자들을 위로해줄망정 승자를 축하해 줄 여유 따위 보이는 것은 상당히 의외인 것 같다. 하긴, 요즈음 신입 취업전선만큼 치열한 전투장이 어디 있겠는가. 고작 그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입지를 자랑하는 대단한 기업에 불합격했다는 이유로 우울의 바다에 허우적대지 않는 것은 (hj, 당신이 고작 학부1년생일 적에 고안해낸 표현은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좀 비정상적이겠지. 불확실한 기대에 기반한 내 여유로움 따위, 문자로 설명할 수도 없고 굳이 이해시키고 싶지도 않다. 

  그냥, 모든 스터디원들을 그저 스쳐 지나갈 사람으로 두기엔 아깝다고 생각해서 돌린 문자 하나. 진짜 돌리지 말 걸. 그냥 넘겨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역시 거짓말은 싫어서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변명 문자나 보내고 있고, 전혀 쿨하지 않다;; 그리고 보니 답문 안 보낸 애들 중에 '너 붙어놓고 나 놀리냐'하는 사람도 있으려나 -_- 얘들아, 그거 오해다, 진짜 오해. (합격자 답문 둘, 불합격자 답문 하나 왔음. 나머지 둘은 어떨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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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크리 2009/11/06 20:23 # 답글

    으악 곤란한 오해를 받았구나;;;
  • 비스코티 2009/11/06 21:35 #

    최악이야 ㅎㅎㅎ 오해성 문자는 안 보내는 게 낫겠구나, 하고 반성.
  • hj 2009/11/07 11:19 # 삭제 답글

    웃 꾹 참고 좋은 일 했는데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은 천차만별이었구나. 에효. ㅜ
  • 비스코티 2009/11/09 16:14 #

    참 곤란한 상황이었지 =ㅅ= 나머지 두 사람은 답문 뉘앙스가 불합격...인 것 같았어.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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